그날저녁 나는 누님의식솔들과 함께 밥상에 둘러안저서 비지料理에 입맛을다시면서 近來에드문 大食을하엿다 누님의말에依하면 비지갑五錢 도야지고기갑 五錢 一金十錢의資金이 드럿다고한다. 단돈十錢으로써 네사람의 식솔이 즐거운하로밤의 晩餐을 가진다고 하는것은 그이상에 더經濟的인일이 어데잇스랴? 나는 나의食道樂의合理性에 오히러 자랑을가젓다 나는잠간 비지그릇우에 젓가락을 세우고 이러한생각으로 마음을 달리면서 감개무량해젓다…
저자소개
김기림(金起林, 1908년 5월 11일 ~ ?)은 한국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다. 본명은 김인손(金仁孫, 아명(兒名)은 金寅孫)이며, 편석촌(片石村)이라는 아호를 사용하였다.함경북도 학성에서 출생하였다. 보성고등보통학교, 일본의 니혼 대학을 거쳐 도호쿠 제국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귀국하여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를 지내면서 조선일보에 〈가거라 새로운 생활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하였다. 또한 같은 신문에 평론 〈시의 기술 인식 현실 등 제문제〉를 발표하며 문학평론에도 뛰어들었다. 1933년 이상, 이효석, 조용만, 박태원 등과 함께 구인회를 결성하였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36년에는 첫 시집 《기상도》를 발표하였다. 1942년 낙향하여 고향 근처 경성중학교(鏡成中學校)의 영어 교사로 부임했으며, 영어 과목이 폐지되자 수학을 가르쳤다. 당시 제자로 시인 김규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