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3, 탑상(塔像) 제4, 조신조(調信條)에 실려 전한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인 인생의 허무를 주제로 한 '꿈의 문학'으로서 한국에서는 그 원조(元祖)가 되는 설화이며, 소설 이상의 구성과 압축된 주제를 살렸다. 내용은 신라 때의 승려 조신(調信)이 세규사(世逵寺:興敎寺)에 있다가 명주(溟州:강릉)에 있는 절 소유의 장사(莊舍:농장)의 지장(知莊:관리인)으로 파견되었는데, 그곳 태수(太守) 김흔(金昕)의 딸(김랑)을 보고 한눈에 반하였다. 얼마 후 그녀가 딴 사람에게 출가해 버리자 조신은 울면서 김랑을 못내 그리워하며 지내던 중, 하루는 부처를 원망하다가 깜박 낮잠이 들었다. 그런데 김랑이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부모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여 결혼은 하였으나, 당신을 사랑하여 이렇게 돌아왔노라""고 하였다. 조신은 기쁨을 가누지 못한 채 그녀와 더불어 고향으로 돌아가 40여 년을 같이 사는 동안 자식을 다섯이나 두었으나, 살림은 몹시 가난하여 나물죽조차 넉넉지 못하고 입을 옷도 없었으며, 15세 된 큰 아이는 굶어죽고 말았다. 도리 없이 남은 네 자식을 둘씩 서로 나누고 막 헤어지려는 찰나에 꿈을 깨고 보니, 날은 이미 저물어 밤이 이슥히 깊어가고 있었다. 인생의 덧없음을 깨달은 조신은 그뒤로 김랑에게 반하였던 마음을 깨끗이 씻고 불도(佛道)에만 힘썼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