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호는 서해(曙海)?설봉(雪峰), 필명은 풍년년(豊年年). 본명은 학송(學松). 1901년 1월 21일 함북 성진 태생. 가난으로 소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그는, 『청춘』이나 『학지광』 같은 잡지를 읽으면서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하고 이들 잡지에 투고도 하는 등의 습작기를 보냈다 1918년 간도 등지를 유랑하면서 나무장사?두부장사?부두노동자?음식점 배달꾼 등 최하층 생활을 경험하는데, 이 체험이 창작의 밑거름이 되었다. 1924년 초에 단편 소설 ?토혈?을 『동아일보』에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상경한 그는, 10월에 이광수의 추천으로 『조선문단』에 ?고국?을 발표했다. 1925년 조선문단사에 입사하였고, 여기에 극도로 빈궁했던 간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탈출기?(1925)를 발표함으로써, 당시 문단에 충격을 줌과 동시에 작가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후 그는 계속해서 ?박돌의 죽음?(1925), ?기아와 살육?(1925)과 같은 문제작을 발표했고, 카프에도 가입했다. 그의 소설들은 모두 주인공의 극빈 상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그 주인공들이 그들을 배태한 사회 제도를 저주하며 부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무산 계급의 문예’ 창조를 주장하던 당대의 프로문단에서 그 전범으로 환영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많은 단편들을 썼으나, 그 수준이나 경향이 이들 초기 작품의 그것들을 넘어서지 못했고 오히려 수준이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 중 ?홍염?(1927)이나 ?전아사?(1927) 등은 앞의 것들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927년 중반 프로문학의 방향전환 후에 쓴 작품 ?갈등?(1928)에서는, 소시민 지식인이 자기 이해 관계와 무산 계급에 대한 동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1929년 카프를 탈퇴하였고, 1931년 『매일신보』의 학예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1932년 7월 9일 사망했다. 그의 작품 주인공들은 일률적으로 하층민들임과 동시에 모순된 환경에 대해 조건 반사적으로 저항한다. 대체적으로 주인공들의 행동은 즉자적인 현실 대응에 그치기는 하지만, 신경향파 작품들이 일반적으로 빠져들었던 이데올로기 과잉의 관념적 경향과는 달리, 작가의 생활 체험이 풍부하게 반영된 구체적 현실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 리얼리즘 소설의 한 전기를 이룬다고 하겠다. 특히 작가 자신의 체험을 서술적인 필치로 빠르게 이끌면서 넓은 공간과 긴 시간을 폭넓게 장치한 것은, 개인적 내면 풍경 묘사에 치중하고 말았던 여타 소설가들의 작품 경향과는 그 궤를 달리함으로써, 최서해 소설의 독특한 소설사적 위치를 규정하는 특징으로 손꼽을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