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마리 토끼 때문에 자나깨나 생각하였다. 어떻게 하면 요놈을 얼른 키워서 새끼를 낳게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이 토끼는 하느님이 나에게 내려 주신 보물이었다. 어느 몹시 춥던 날 아침 아직 꿈속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팔을 흔들어 깨우신다. 자는데 깨우면 괜스레 약이 오르는 나는 골을 냈다. 어머니는 "너 이 토끼 싫으냐?" 하고 그럼 고만두란 듯이 은근히 나를 댕기고 계신 것이다.
저자소개
한국의 소설가.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중외일보》에 각각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하였다. 《봄봄》, 《금 따는 콩밭》, 《동백꽃》, 《따라지》등의 소설을 내놓았고 29세로 요절할 때까지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발표했다.